본문 바로가기
맞춤법

사이시옷은 정말 우리말의 아킬레스건일까요?

by hangulove 2023. 10. 17.
728x90
반응형

 

아킬레스건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뜻이니까, 사이시옷은 우리말 맞춤법의 아킬레스건이라는 표현은 맞는 표현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표현했고, 격앙한 어떤 학자는 아예 사이시옷을 없애자고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이시옷을 사용하지 않는다고도 하더군요. 그러나 사이시옷만 없앴을 뿐 발음은 남한과 같다고 하니까요.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로 나눌 수는 없는 문제 같습니다.

 

어쨌든! 다음 포스팅은 사이시옷에 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하고 글을 올려놓고는 후회막심이었습니다. 양이 너무 방대해서 하나로 묶을 수도 없었고, 한꺼번에 묶어도 이걸 누가 읽나 싶기도 했습니다. 매번 말씀드리지만, 글 쓰기 어플에는 맞춤법 검사기가 다 딸려 있어서 띄어쓰기부터 맞춤법까지 바로바로 고쳐주니까요. 또 정 필요하면 필요할 때마다 사전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규칙이 없어서 어려운 것이 사이시옷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정복할 수 없는 것, 그렇다면 수박 겉핥기로, 이것이 왜 이렇게 복잡한가, 왜 이렇게 논란이 많고 지금까지 규칙을 제정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서 아주 살짝 언급만 해 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장은 공부한다기보다는 이~런 사이시옷 같으니! 하면서 싸움 잘 붙이는 이웃이 하는 이야기 듣는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말 맞춤법 규정 30항에는 어떨 때 사이시옷이 들어가는지를 규정해 놓고는 있습니다.

 

예시한 단어를 보시면

냇가 (ː) , 샛길(ː), 빨랫돌(빨랟똘), 콧등(콛뜽), 깃발(긷빨), 대팻밥(ː팯빱), 햇살(핻쌀), 뱃속(밷쏙), 뱃전(밷쩐), 고갯짓(고갣찓)으로 사이시옷 뒤의 음이 전부 으로 발음되고 있음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사이시옷을 넣은 이유는 뒷말의 첫소리가 경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발음할 때 으로 발음하지 않는 것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낻까’ ‘긷빨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내까’ ‘기빨이라고 발음해도 표준어로 허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째서! 사이시옷을 넣어주어야 하는 것일까요?

 

물론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쪽이 원칙이라고 인정한 이유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글 맞춤법의 사이시옷 표기 규정(30)에 따르면 사이시옷을 표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합성어를 이루는 뒷말의 첫소리가 경음 으로 발음되기 때문이지 음이 첨가되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글 맞춤법 조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형태를 원칙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죠.

 

둘째, 현실 발음에서 사이시옷을 으로 발음하지 않는 형태가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형태를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내까, 기빨, 빨래똘, 하고 소리내 발음해 보시면 정말로 으로 소리내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콧날, 아랫니, 툇마루, 뱃머리, 예시 단어는 사이시옷 다음에 전부 이나 이 오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음절 종성에서 으로 바뀐 후 뒤에 오는 비음에 동화된 결과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이 첨가되었지만 실제로는 사이시옷이 으로 발음되는 것과 관련되므로 앞에 설명한 1과 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 1에서는 사이시옷을 발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했음에 비해 이 조항의 경우 사이시옷을 반드시 으로 발음해야만 으로 동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ㄴㄴ이 첨가되는 경우로 앞에 설명한 12와는 달리 뒷말이 또는 반모음 [j]’로 시작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첨가된 ㄴㄴ은 여러 단계를 거쳐 나오게 됩니다. ‘베갯잇[베갣닏베갠닏]’에서 볼 수 있듯이 사이시옷이 먼저 첨가된 후 이 첨가되고(표준 발음법 제29항 참조) 다시 자음 동화를 거친 결과 ㄴㄴ으로 발음되는 것입니다.

 

맞춤법 30항의 세 번째 규정인 사이시옷 뒤에 음이 왔을 경우 ㄴㄴ으로 발음한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반론이 있을 뿐 아니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베갯잇과 같이 [‘베갠닏’] 표면상 두 개의 이 첨가되는 것에 대해 사이시옷이 먼저 첨가된 후 이 첨가된다고 설명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습니다. 사이시옷이 첨가되기 위해서는 뒤에 오는 말이 경음으로 바뀔 수 있는 평음으로 시작하거나, 비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ㄴㄴ이 첨가되는 예시의 경우 뒷말이 나 반모음 [j]’로 시작하므로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럴경우 사이시옷이 첨가될 수 없으며 사이시옷이 첨가되지 못하면 도 첨가될 수 없는 것이죠.

표준 발음법 제 29항

예시에 설명하고 있는 깻잎, 나뭇잎또한 은 예전에 이었으므로 실제로는 2첨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깻닢, 나뭇닢에서 ‘[깬닙], [나문닙]’으로 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이 결합되지 않은 베갯잇, 도리깻열, 뒷윷등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ㄴㄴ이 첨가되었는지를 명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이시옷이 왜 음절 사이에 들어가는지 명확한 규정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넣어주면 발음이 편해지죠. 

 

그러나 왜 첨가되었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사이시옷 단어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아예 사이시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도, 우리나라 학자 중에도 사이시옷이 없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는 말은 미리 드렸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말이 인정하는 사이시옷이 있기에 불편하고 복잡하더라도 사이시옷 규칙을 배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