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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산사, 호젓한 산길 - 고요함이 느껴지는 단어들 ‘고즈넉하다’와 ‘호젓하다’는 둘 다 조용한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입니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쉬고 싶다.”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비슷하게 쓰지만, 두 말이 담고 있는 고요함에는 차이가 있습니다.표준국어대사전에서 ‘호젓하다’는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1. 후미져서 무서움을 느낄 만큼 고요하다. 2. 매우 홀가분하여 쓸쓸하고 외롭다. 반면 ‘고즈넉하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요하고 아늑하다. 2. 말없이 다소곳하거나 잠잠하다. ‘호젓하다’에는 인적이 드문 곳의 고요함과 쓸쓸함이, ‘고즈넉하다’에는 고요하면서 아늑한 분위기가 담겨 있습니다. 같은 산속이라도 두 말을 써보면 풍경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고즈넉한 산사에 도착했습니다.” 조용한 절의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호젓한 .. 2026. 10. 29.
날씨는 쌀쌀하고, 사람은 쌀쌀맞고 - 단어에서 느껴지는 온도 오늘 아침은 정말 추웠습니다. 어제도 기온이 낮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몸이 움츠러들더군요.햇빛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날씨 참 쌀쌀하네’ 생각하면서 집으로 들어오다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사람에게도 쌀쌀하다는 말을 쓴다는 것을요. “사람 참 쌀쌀하네.” “저 인간은 왜 저렇게 쌀쌀맞아?” 날씨와 사람에게 쓰는 ‘쌀쌀’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쌀쌀하다’에는 날씨나 공기가 조금 춥게 느껴질 만큼 차다는 뜻이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가 차갑고 냉정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쌀쌀한 바람’과 ‘쌀쌀한 표정’에는 모두 차갑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쌀쌀맞다’ 역시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에 따뜻하고 정다운 맛이 없이 차갑다는 뜻으로 씁니다. 따뜻한 봄볕, 따뜻한 말 한마디. 차가운 바람, 차.. 2026. 10. 29.
'아련하다'와 '아득하다'는 어떻게 다를까요? - 희미해지는 기억과 멀어지는 시간의 언어 국어사전에서 '아련하다'와 '아득하다'를 찾아보면 두 단어 모두 희미하거나 멀게 느껴지는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그러나 두 단어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을 줍니다.먼저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련하다'는 무슨 뜻일까요? '아련하다'는 똑똑히 분간하기 힘들 만큼 희미하게 보이거나 들리는 상태, 또는 기억이나 감정이 희미하게 떠오르는 느낌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예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멀리서 아련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오래전 헤어진 친구의 얼굴이 아련하다." 이 문장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기억이나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도 아닙니다.어렴풋이 남아 있는 것이죠.특히 '아련하다'는 과.. 2026. 10. 28.
우리말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가을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두툼한 겉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문득 도로 위에 낙엽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도로변에 쌓인 낙엽을 송풍기로 한곳에 모으던 아저씨가 떠올랐습니다. 이제 가을 풍경은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빗자루로 낙엽을 쓸던 소리도 사라졌고요.그뿐인가요, 세종로의 풍경도 완연히 달라지고 말았죠. 광화문 앞을 노란빛으로 채웠던 은행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요. 가끔 세종로에 갈 때마다 그 은행나무들을 생각하고는 합니다. 몇십 년은 족히 광화문을 지켰던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바뀐 것이 그것뿐이던가요. 이제는 언제부터가 가을인지, 언제부터가 겨울인지 그 경계도 모호해지고 말았죠. 가을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 2026. 10. 28.
‘냥펀치’는 우리말일까요? 사전에 없는 말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이유 우리 집에 사는 소복이는 삼색 고양이입니다. 원래는 길고양이였죠. 삼색 고양이가 그렇듯 우아하고 순하고 예쁩니다. 처음 집에 왔을 때는 도통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숨었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우리 집에는 당시 예쁜 요키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이 아이 이름은 우동이였는데요. 이리 오라고 하면 저리 가고, 저리 가라고 하면 이리 오는 못된 습성을 가진 녀석이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새 고양이가 가족이 된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모양입니다. 10년도 넘게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못생긴 놈에게 사랑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던 거겠죠. 어느 한가로운 오후 우동이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이 녀석이 제 손가락을 덥석 물어버렸습니다. 피가 철철 .. 202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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