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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먹었어요. 아니, 쬐끔요 - 작은 것을 더 작게 말하고 싶은 마음 “얼마나 먹었어?” “조금.” “정말?” “쬐끔이라니까.” 먹은 양은 그대로인데, 대답할수록 줄어듭니다. ‘조금’이라고 할 때보다 ‘쬐끔’이라고 할 때 훨씬 적게 먹은 것 같지요.우리말에는 적은 양이나 작은 크기를 나타내는 표현이 많습니다. ‘조금’, ‘쪼금’, ‘쬐끔’부터 ‘조그마하다’, ‘쪼그마하다’, 작은 것을 귀엽게 부르는 ‘쪼꼬미’까지요. 양이 적으면 ‘조금’ ‘조금’은 적은 분량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밥을 조금 먹었어요.” “소리를 조금 줄여 주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음식의 양에도, 소리의 크기에도, 기다리는 시간에도 쓸 수 있습니다. ‘쪼금’과 ‘쪼끔’도 표준어입니다. ‘쪼금’은 ‘조금’보다 센 느낌을, ‘쪼끔’은 ‘조금’보다 아주 센 느낌을 주는 말입니다.일상에서 자.. 2026. 11. 3.
해 보지도 않고 지레 / 지래 겁먹었네 - 같은 소리, 다른 뜻의 지레 ‘지레’와 ‘지래’ 중 여기에 맞는 말은 지레입니다. ‘지레’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기회나 때가 무르익기 전에 미리 한다는 뜻의 부사입니다. “풀어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었어.” 어려워 보이는 문제를 보고, 풀기도 전에 먼저 겁을 먹었다는 뜻입니다. “거절당할까 봐 지레 포기했다.” 상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 포기해 버렸을 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이처럼 ‘지레’는 ‘겁먹다’, ‘걱정하다’, ‘포기하다’ 등과 함께 자주 쓰입니다. 아직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데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행동한다는 느낌이 담길 때가 많습니다.익숙한 말인 ‘지레짐작’은 확실하지 않은 일을 성급하게 미리 짐작한다는 뜻입니다. “답장이 없다고 지레짐작하지 말고 조금 더 기다려 봐.” 옳은 표기는 ‘지래’가.. 2026. 11. 3.
길을 잊다, 길을 잃다 - 잊은 걸까요, 잃은 걸까요? “길을 잊었다.” “길을 잃었다.” ‘잊다’와 ‘잃다’는 모양도 소리도 비슷하지만 뜻은 다릅니다. ‘잊다’는 알던 것이 기억나지 않거나, 기억해야 할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름을 잊고, 비밀번호를 잊고, 약속을 잊는 것처럼요. ‘잃다’는 가지고 있던 물건이나 곁에 있던 사람, 누리던 기회나 건강 등이 없어지거나 멀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지갑을 잃고, 친구를 잃고, 기회를 잃는다고 하죠. 이 차이를 길과 우산에 적용해 볼까요? “길을 잊었다”는 알던 길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길을 잃었다”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는 뜻이고요. “우산을 잊었다”는 우산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우산을 잃었다”는 가지고 있던 우산이 없어졌다는 뜻입니다. 우산을 집에.. 2026. 11. 2.
마운자로 정체기, 정체(停滯)와 정체(正體) 사이 - 정체기는 숙명일까, 극복해야 할 운명일까? 마운자로나 위고비를 맞기 시작한 첫 번째 달은 무서울 정도로 체중이 내려가더군요.제 경우에는 일주일에 1킬로그램 이상, 한 달에 5~6킬로그램이 거의 저절로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주사 한 번 맞는 것으로 이렇게 달라지다니, 거의 신세계에 가깝습니다. 도대체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정체(正體)는 뭘까요?이제 이 약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분도 많을 겁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우리 몸에서 식욕과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흉내 내는 약입니다. 위고비는 GLP-1이라는 호르몬의 수용체에,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호르몬의 수용체에 작용합니다. 배고픔을 덜 느끼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도와 먹는 양을 줄여 주는 것이지요. 쉽게 말하면, 식욕을 억제해 덜 먹도록 도와주는 약입니다. 제 경우에는 .. 2026. 11. 2.
거이기, 양이체, 대재거호(居移氣, 養移體, 大哉居乎)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그 사람, 그 자리에 앉더니 달라졌어.” 함께 일할 때는 그렇게 소탈하던 사람이 책임자가 되더니 말투부터 달라집니다.예전에는 같이 불평하던 일을 이제는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높은 자리에 올라가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벌써 옛날 일을 잊었나 싶기도 하고, 원래 저런 사람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정말 자리가 바뀌면 사람이 달라지는 걸까요?사람이 어떤 직책이나 위치에 오르면, 그에 따르는 책임과 환경의 영향으로 행동과 태도가 그 자리에 맞게 변한다는 뜻으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이 말은 중국 고전 《맹자》의 《진심장구 상(盡心章句 上)》제36장에 나옵니다. ‘거이기, 양이체, 대재거호(居移氣, 養移體, 大哉居乎)!’거처가 기상을 바꾸고, 먹고 기르는 것이 몸을 바꾸니, 크구나,.. 202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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