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버리다'와 '져버리다'는 의미가 다릅니다.

 

연말에 뽑는 올해의 화두는 단연코 ‘신뢰’일 것 같습니다.

가을 들어서자마자 시작된 사건 사고로 뉴스는 불타오르고 새로운 소식들은 하루가 멀다고 터져서

보는 사람 눈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스스로 한 번쯤 질문을 던져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나는 친구의 신뢰를 저버린 / 져버린 적이 있을까?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는 살면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아닐까요.

가끔은 거짓말을 해도, 가끔은 속여도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위 문장에서 답은 ‘저버리다’입니다.

신뢰를 저버리다. 기대를 저버리다. 이렇게 ‘저버리다’를 써주어야 합니다.

 

‘저버리다’는 말은 15세기부터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원적으로 보았을 때, ‘지다’와 ‘버리다’의 합성어로 연결 어미 ‘어’가 들어가 지어버리다가 되었고

이것이 축약되어 져버리다가 되었는데 현대 국어에서는 ‘저버리다’로 정착하게 된 것이죠.

 

출처- 우리말샘 역사정보

 

저버리다

동사

1.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의리를 잊거나 어기다.

2. 남이 바라는 바를 거절하다.

3. 등지거나 배반하다.

 

그러나 ‘별이 지다’를 별이 져버렸다고 표현할 때는 ‘져버리다’라고 써야 합니다.

별이 지다, 밤이 지다, 가을이 지다, 꽃이 지다에서의 ‘지다’는 ‘저버리다’와는 의미가 다른 별개의 동사입니다.

 

지다

동사

1. 물건을 짊어서 등에 얹다.

2. 무엇을 뒤쪽에 두다.

3. 줄이나 포승 따위에 묶이다.

4. 해나 달이 서쪽으로 넘어가다.

5. 꽃이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다.

6. 묻었거나 붙어 있던 것이 닦이거나 씻겨 없어지다.

7. 내기나 시합, 싸움 따위에서 재주나 힘을 겨루어 상대에게 꺾이다.

8. 어떤 요구에 대하여 마지못해 양보하거나 들어주다.

9. 어떤 현상이나 상태가 이루어지다.

10. 어떤 좋지 아니한 관계가 되다.

 

지다

보조동사 

1. 남의 힘에 의하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입음을 나타내는 말.

2. 앞말이 뜻하는 대로 하게 됨을 나타내는 말.

 

지다

보조형용사

(예스러운 표현으로) 앞말이 나타내는 동작을 소망함을 이르는 말.

 

‘지다’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기본형인 지다에 버리다(보조동사)라는 보조동사가 더해졌을 때는 ‘져버리다’라고 표기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버리다의 예문입니다.

 

*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마세요.

 

* 호의를 저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 그는 인륜을 저버리는 짓을 서슴없이 했다.

 

* 은혜를 저버리면 짐승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 대의를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 할아버지의 유지를 저버릴 수가 없어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 신의를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 의리를 지키기 위해 그는 목숨을 저버렸습니다.

 

* 서구의 위인들은 가정을 꾸미는 데에도 성공한 사람들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그렇지 못했다. 가정을 저버려야 애국자요, 충신이 되는 경우가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이어령,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 집안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원하던 과를 포기하고 의대에 진학했다.

 

* 친구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는 노릇이죠.

 

* 개인의 안일을 위하여 조국을 저버리는 매국노가 될 수는 없다.

 

* 아무리 삶이 어려워도 자살이란 방법으로 세상을 저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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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버리다의 예문입니다.

 

* 자는 사이에 누워 있던 자리에 그늘이 져버려서 몸에 오한이 들었어요.

 

* 어느새 서쪽 하늘에 노을이 져버렸다.

 

* 잠시 풀밭에 앉아 있었더니 주름이 져버렸다.

 

* 잎이 붉게 물드나 싶더니 어느새 낙엽이 져버렸어요.

 

* 전쟁에 져버리고 말았습니다.

 

* 증거를 전부 냈는데도 재판에 져버렸다.

 

* 앞집이 세워진 뒤, 마당에 그늘이 져버려요.

 

* 새벽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하자 별이 져버렸어요.

 

* 학창 시절 가난했던 나는 친구에게 신세를 져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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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나 의리를 잊거나 어기다.

남이 바라는 바를 거절하다.

등지거나 배반하다.

위와 같은 의미를 갖는 단어는 ‘저버리다’를 씁니다.

 

2. 내기에 지다, 시합에 지다, 별이 지다, 가을이 지다와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에

버리다(보조동사, 혹은 보조형용사)가 붙었을 때는 ‘져버리다’를 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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