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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다 / 건들이다, 어떤 단어가 맞을까요?

by hangulove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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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책상 위 물건 건드렸어 / 건들였어?

 

깨끗하게 청소된 제 방으로 보고, 저는 엄마한테 자주 이렇게 소리 지르고는 했습니다. 책상 위에 뭐 그리 특별한 게 있었다고, 어질러놓은 것을 깨끗하게 치워주신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은커녕 왜 그렇게 소리를 질렀을까요?

 

기억은 무거운 아픔들을 더 많이 더 켜켜이 쌓아놓고 있는 모양입니다. 분명 즐거웠던 일도 꽤 많았을 텐데, 어떤 기억을 꺼내도 슬픔과 아픔이 묻어 있는 걸 보면요.

 

종일 찬바람을 맞고 돌아다니면서 이상하게도 오늘은 묵직한 슬픔이 어깨를 짓눌렀는데 아마도 제 감정을 건드린 것은 건드렸어라는 이 단어였던 모양입니다.

 

, 본론으로 들어가서요.

오늘 배워볼 단어는 건드리다입니다.

 

건드리다는 동사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조금 움직일 만큼 손으로 만지거나 무엇으로 대다.

2. 상대를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기분을 나쁘 게 만들다.

3. 부녀자를 꾀어 육체적인 관계를 맺다.

4. 일에 손을 대다.

 

건드리다는 건드리어(건드려) [ː드리어(ː드려),ː드리여] 건드리니 [ː드리니]로 활용합니다. 건드리어가 건드려로 활용하면서 발음할 때 건드리여가 되고 이것을 발음해 보면 건들여처럼 들리기 때문에 쓸 때도 건들여라고 쓰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표기이며 건드려라고 써주어야 합니다.

 

엄마! 내 책상 위 물건 건드렸어? 라고, 말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건들다건드리다의 준말이기 때문에 사용해도 됩니다.

내 수첩 건들지 말라니까! 라고 쓸 수는 있습니다.

다만, ‘건들다는 준말이기 때문에 건들어(X)’, ‘건들여(X)’, ‘건들이니(X)’처럼 써서는 안 됩니다. 본말인 건드리다의 활용형인 건드려’ ‘건드리니로 써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문

 

*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는 거야?

 

* 그의 말이 나의 비위를 건드렸다.

 

* 김씨는 원래 욱하는 성격이라 성질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어.

 

* 그 여자는 무슨 말을 해도 내 자존심을 건드려요.

 

* 이 주제 저 주제 건드리다가 스토리가 산으로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 흉터를 레이저로 건드려 환부에 상처를 내고 그걸 치료하는 것이 흉터 치료의 기본입니다.

 

* 결국 뇌관을 건드려 버리고 말았다.

 

* 김 씨는 이 사업 저 사업 건드리기만 하다가 전부 실패했다.

 

* 동네 처녀를 건드렸다가 여자 집에서 왈칵 들고 나서는 통에 한밤에 도망치듯 떠난 고향이었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한수산, 유민>

 

* 잠자는 사자의 수염을 건드리지 말아.

 

* 경험 없는 분야를 건드렸다가 밑천이 드러나 본전도 못 건지고 말았다.

 

* 산처럼 높이 쌓아놓은 컵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더니 1초 만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 * *

 

오늘은 건드리다에 대해 배워보았습니다.

흔히 건들여라고 잘못 쓰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으로 본말인 건드리다의 활용형인 건드려를 써주어야 합니다.

 

→ 수십만 개의 칩을 열네 시간에 걸쳐 일렬로 세웠는데 손가락 하나로 톡 건드렸더니 무너지는 데 10초도 채 안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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