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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잠에 관한 순우리말 몇 가지를 공부해 보아요.

by hangulove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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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잠에 관한 순우리말 몇 가지를 공부해 보아요.

 

혹시 등걸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등걸잠의 뜻은 옷을 입은 채로 아무것도 덮지 아니하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을 말한다고 합니다.

밤에 잠을 잘 자고 났음에도 정신없이 졸렸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몸이 피로한 것처럼 정신을 못 차리고 앉은 채로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자거나,

시끄러운 카페 안에서도 잠이 들어버리거나 그럴 때가 있습니다.

특히 봄이면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는 하죠.

이렇게 아무 곳에서나 옷을 입은 채로 잠이 들어버릴 때

등걸잠을 잤다고 표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예문을 적어두겠습니다. (출처가 있는 것은 소설 속에서 따온 것입니다)

 

*오늘 아침은 배창자가 주린 것도 아닌데 나는 졸음에 겨워 등걸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출처 <김원일, 노을>

 

*등걸잠에 익달한 그들은 천연스럽게 나란히 누워 줄기차게 퍼붓는 밤비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었다.

출처 <김유정, 소낙비>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거장에서 의자에 앉은 채로 등걸잠을 자버렸어.

 

김유정 작가님의 소낙비에서 인용해온 밤비 소리는 띄어쓰기와 사이시옷 오류가 있습니다.

현재의 표기로는 밤빗소리라고 적어야 합니다. 하지만 근대의 명작으로 그때 당시의 표기법을 따르도록 합니다.

 

 

꽃잠

 

꽃잠은 꽃이 만발한 꽃밭 한가운데서 자는 잠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꽃잠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깊이 든 잠을 말하거나,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을 의미합니다.

 

꽃잠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몇 가지 예문을 들어볼까요?

 

*지산 서당에서 항상 대기를 하고 있던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어 있었다.

출처 <송기숙, 녹두 장군>

 

*오랜만에 만난 호윤과 나는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날 점심때까지 꽃잠이 들었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꽃잠, 꽃보라, 꽃눈깨비 같은 말도 '꽃'자가 붙어 아름다운 말이 되지 않았는가.

출처 <강준희, >

 

 

괭이잠

 

괭이잠은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꾸 깼다가 다시 드는 잠을 말합니다.

무더위가 너무 심해서 열대야가 한창인 밤에는 괭이잠을 자게 되죠.

자는가 했더니 깨어있고, 잠이 다시 들었는데 또 깨고

이렇게 얕은 잠이 드는 것을 선잠이라고도 표현합니다.

괭이는 고양이의 준말입니다. 옛 어른들은 고양이를 괭이라고 불렀답니다.

고양이나 토끼 같은 동물은 경계심이 많아서 깊이 잠들지 못하는 데서 유래한 말이기도 하죠.

노루잠도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노루 역시 겁이 많아서 얕은 잠을 자는 동물인가 봅니다.

 

예문 몇 가지를 들어볼까요?

 

*어젯밤은 너무 더워서 괭이잠을 자고 말았어.

*마음에 근심이 많으면 괭이잠을 자게 마련이야.

 

 

나비잠

 

어린아이가 반듯이 누워 팔을 머리 위로 곧게 올리고 자는 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숨을 몰아쉬면서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평화로운 표정으로 자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한 마리의 나비가 사뿐히 앉았다가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이렇게 어린아이가 평화롭게 자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나비잠'보다 적당한 말은 없을 것 같습니다.

 

* 나비잠을 자는 우리 아가 사진을 찍었어.

 

● 티스토리 한글사랑은 인스타 한글사랑 계정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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