잗다랗게와 잘다랗게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요?
주름이 잘게 잡혔다는 의미이니까 잘다랗게가 맞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정답은 잗다랗게가 맞습니다.
왜 잗다랗게가 맞는 표현일까요?
오늘은 잗다랗다라는 단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잗다랗다는 형용사로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꽤 잘다.
2. 아주 자질구레하다.
3. 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
[유의어] 자질구레하다, 잘다, 하찮다
잗다랗다는 '잘다'에 접미사인 '~다랗다'가 결합한 것입니다. 잘다에 다랗다가 결합되었을 때 잗다랗다가 된 문법은 한글 맞춤법 제29항에 따른 것입니다.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말이 어울릴 때 'ㄹ'의 소리가 'ㄷ'으로 소리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고 되어있습니다. 이것은 합성어뿐만 아니라 그 파생어에도 적용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어 잗다랗다는 꽤 잘다, 아주 자질구레하다, 혹은 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는 뜻이 있습니다. 예문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눈가에 잗다랗게 주름이 잡혔다.
*그것은 잗다란 근심에 지나지 않는다.
*잗다란 일을 한다고 얕보지 마라.
*팥을 잗갈아서 팥죽을 쑤려고 해.
잘다가 다른 단어와 결합해 ‘잗’이 된 단어의 예로 들어보고 그 의미를 적어두겠습니다.
잗주름 : 옷이나 얼굴 등에 잔주름이 생기다.
잗다듬다 : 잘고 곱게 다듬는다. (화분에 넣어줄 흙을 잗다듬는다.)
잗갈다 : (타동사) 잘고 곱게 갈다. (팥 같은 것을 곱게 간다)
잗타다 : (타동사) 녹두나 팥 따위를 잘게 부순다. (맷돌에 녹두를 곱게 부순다)
잗널다 : (타동사) 음식을 이로 깨물어 잘게 한다. (이로 고기를 깨물어 잘게 한다)
잘다와 다른 동사가 결합했을 때 'ㄹ'은 'ㄷ'으로 바뀐다는 것을 확실하게 아셨겠죠?
~다랗다는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굵다랗다는 상당히 굵다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팡이로 딱 적당한 굵다란 나무막대기를 주워 왔어.
오늘 내린 빗방울은 굵다랗더라고.
이렇게 빗방울이나 나뭇가지 등 굵다에 접미사 다랗다가 합해지면 상당히 굵다, 상당히 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굵다랗다’의 반대어는 무엇일까요?
굵다의 반대말은 가늘다이니까 가느다랗다라고 할까요?
그렇지 않답니다. 굵다랗다의 반대말은 잗다랗다라고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랗다가 일부 형용사의 어근 뒤에 붙은 표현을 예문과 함께 읽어보시겠습니다.
접미사 '-다랗다'는 일부 형용사 어근 뒤에 붙어서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데, 예를 들어 '가느다랗다, 커다랗다, 높다랗다'와 같은 표현들이 있습니다.
가느다랗다
비가 오지 않아 골물(골짜기 물) 이 가느다랗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굵다랗다
올해는 대추가 낟알이 아주 굵다랗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기다랗다
기린은 목이 기다랗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깊다랗다
병식은 담배를 붙여 깊다랗게 들이켜고는 담배 연기에다 말을 섞어 내보낸다.
출처 : 심훈, <영원의 미소>
높다랗다
아직도 해가 높다랗게 남아 있었다.
출처: 황석영 <섬섬옥수>
잗다랗다
수영은 원체 입이 무겁고 말 수효가 적은 사람이라 잗다란 사정이나 제 의견을 길게 늘어놓는 법이 없지만…
출처: 심훈 <영원의 미소>
좁다랗다
그는 좁다랗게 열려 있는 출구를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출처: 이동하 <도시의 늪>
커다랗다
개가 송아지처럼 커다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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