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움길, 두름길은 직선으로 난 길이 아니라 돌아가는 길을 말합니다.
우회로, 즉 우회해서 멀리 돌아가는 길을 뜻하는 거죠.
요즘은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넣으면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데 어느 누가 길을 돌아서 가나요? 심지어는 유치원 다니는 다섯 살 아이도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살며, 1등 하겠다고 선언하고는 합니다.
그런 지금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일지 모르지만, 오늘은 느리게 돌아가는 길 에움길을 한 번 더 가져와 다루고 싶었습니다.
네이버 대백과 사전에 에움길을 설명해 놓은 박남일 선생님의 글이 좋아서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네이버에 들어가셔서 한 번 더 읽어보신다면 좋을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질러가는 길을 '지름길'이라고 한다면, 이와는 달리 빙 둘러서 가는 길이나 우회로를 일컬어 '에움길'이라 한다. '두름길'과 같은 말이다. '에움'의 기본형인 '에우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요즘에도 '에워싸다'라는 표현을 더러 쓰는데, 이때 '에우다'는 '둘레를 빙 둘러싸다'는 뜻이다. 또한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길을 에워갔다'와 같이 쓰일 때는 '다른 길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에우다'는 '쓸데없는 부분을 지우다', '어떤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다', '서로 주고받을 돈이나 물건, 일 등을 비켜 없애다'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에움길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 말 풀이 사전, 박남일)
논틀밭틀을 설명하면서 길에 관련된 우리말을 한 번 설명했지만, 오늘은 복습하는 의미로 한 번 더 길과 관련한 순우리말을 올려두겠습니다.
뒤안길
동네 앞 큰길의 반대어입니다. 동네 앞 큰길은 한길, 마을 속으로 난 길은 속길, 마을 뒤로 난 길은 뒤안길이라고 했습니다.
고샅길
마을의 좁은 골목. 또는 골짜기 사이를 말합니다.
고는 골짜기를 뜻하는 골에서 ㄹ이 탈락한 것이고, 샅은 ‘사이’가 줄어든 말로 고샅이라고 하면 사타구니를 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논틀길
꼬불꼬불한 논두렁 사이로 난 길
푸서리길
거칠고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난 길
오솔길
좁고 호젓한 길
후밋길
휘어진 길
자드락길
낮은 산비탈 기슭에 난 길
돌서더리길
돌이 많이 깔린 길
자욱길
사람의 자취가 거의 없는 길
벼룻길
강가나 바닷가 벼랑의 험한 길
숫눈길
눈이 소복이 내린 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
등굽잇길
등처럼 굽은 길
통길
본디 길이 없던 곳인데 사람이 지나가면서 생긴 길
거님길
산책로.
굽돌이길
커브길.
지돌이길
험한 산길에서 바위 따위에 등을 대고 겨우 돌아가게 된 곳, 또는 그런 길.
홀림길
어지럽게 갈래가 져서 섞갈리기 쉬운길. 미로(迷路).
저에게 길은 여름입니다.
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태양이 작열하는 무더위 속에서 먼지조차 숨을 죽이고 움직이지 않던 고요한 거리가 떠오릅니다. 그 지점에서부터 저의 사고가 움직였고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름, 무더위 속에서 저는 여러 길 중에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딱 한 번만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있다면 그 여름의 무더위 속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때문이 아니라, 그 순간 왜 그 길을 택했던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왜 누구도 가지 않은, 잡초가 무성해서 길도 아닌 그 길을 선택했니? 저에게 이유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돌아가고 싶은 길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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