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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리와 갈갈이, 뜻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by hangulove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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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갈가리 / 갈갈이 삼 형제를 기억해?

 

갈갈이 삼 형제를 기억한다면 나이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 유행했던 kbs의 개그 콘서트 프로그램 중의 하나입니다. 당시 갈갈이 삼 형제의 인기는 거의 하늘을 찌를 정도였습니다. 갈갈이 세 사람 박준형, 정종철은 개그계의 거목이 되었고 이승환은 사업으로 방향을 바꾸어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살짝 얘기하자면, 갈가리 삼 형제가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는 2003년이라고 하는군요!

 

아무튼 이들 세 사람이 만들어 낸 갈갈이 삼 형제는 거의 고유명사화해서 갈갈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문법적으로는 갈가리라고 해야 맞습니다.

 

갈가리부사로 가리가리의 준말입니다.

 

종이를 가리가리 (갈가리) 찢어서 휴지통에 버렸다.

어린 시절 흑역사가 찍힌 사진을 가리가리(갈가리) 찢어서 버렸는데, 엄마가 그걸 주워서 전부 붙여두었더라고.

박준형의 특기는 특유의 큰 앞니로 무를 가리가리(갈가리) 긁어서 뱉는 거였어.

 

갈갈이는 명사로 가을갈이의 준말입니다.

(가을의 준말) + 갈이(논밭을 갈고 김을 맴)

 

* 지금 갈갈이하고 있어요.

* 갈갈이를 해둬야 내년 봄에 보리를 심을 수 있답니다.

 

우리 말은 줄임말(준말)이 있다면 준말을 흔히 사용하는 쪽입니다.

준말 쪽이 쓰기에도 읽기에도 경제적이고 속도도 빠르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새로 생기는 준말이 하도 많아서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어서 그렇지만요.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변할 수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하는데 나는 변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주장할 수 있으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죠. 자기 의지가 강하다면 말이죠. 하지만 저는 의지박약이라 대세를 따라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가을의 준말은 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계신다면 갈가리(가리가리)갈갈이(가을갈이)를 혼동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아래 예문을 읽어보고 갈가리와 갈갈이의 의미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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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리 예문

 

* 독감에 걸린 큰애가 밤새 밭은 숨을 내쉬었고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은 갈가리 찢어지는 것 같았다.

 

* 사소하게 내던지는 말 한마디에 내 심장은 갈가리 찢기는 것 같았다.

 

*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을 앓는 환자는 온몸이 갈가리 찢기는 것처럼 고통스럽다고 한다.

 

* 아무리 포격이 지표를 갈가리 찢어 놓아도 잡초들의 끈덕진 생명력만은 완전히 말살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홍성원, 육이오>

 

* 얼굴은 언제 씻었는지 때투성이이고 어디를 헤매고 왔는지 옷은 갈가리 찢어져 군데군데 살이 드러나 보였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한무숙, 만남>

 

* 아무리 포격이 지표를 갈가리 찢어 놓아도 잡초들의 끈덕진 생명력만은 완전히 말살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홍성원, 육이오>

 

* 오륙천 명씩 수용되던 것을 포로들의 조직적인 집단 폭동을 막기 위해 사오백 단위로 토막을 쳐서 조직력과 힘을 갈가리 분산시킨 것이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홍성원, 육이오>

 

* 여편네 입은 치마폭을 갈가리 찢어서 우선 여편네가 소리 못 지르도록 아갈잡이하여 놓고 그다음 여편네가 손짓발짓 못하도록 손발을 꽁꽁 동여 놓았다.

출처: <홍명희, 임꺽정>

 

* 현은 어느 일요일, 할아버지의 혹을 두고 조롱하는 싸전 근처의 애들에게 맹렬히 대들어 얼굴에서 피를 내고 갈가리 옷이 찢긴 일이 있었다.

출처: 우리말샘, <선우휘, 불꽃>

 

* 그제서야 난장판이 되어 버린 방 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갈가리 찢긴 옷들, 깨진 거울, 박살 난 화장 도구들, 어지러이 구르는 침구와 깨진 레코드판.

출처: 우리말샘, <최인호, 지구인>

 

* 포탄에 갈가리 찢기고 부러져서 나무들은 하나 같이 굵은 밑동들만 눈 속에 삐죽 남아 있다.

출처: 우리말샘, <홍성원, 육이오>

 

갈갈이 예문

 

*가을걷이가 끝난 뒤 갈갈이를 하는 이유는 흙 속에 숨어 있던 잡초 뿌리와 해충을 찬 겨울 날씨에 노출시켜 죽게 만드는 것이 이유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이른 새벽에 논에 나가서 갈갈이를 하고 계신다.

 

*지난 가을에 갈갈이를 잘해서 올봄 농사는 풍년이다.

 

*갈갈이를 마친 논두렁에 백로 한 쌍이 와서 노닐고 있다.


 

내일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준말에 대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아예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싶은 본말도 있고흔하게 사용하지 않는 준말도 있어서 자료를 준비하면서 무척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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