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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잊힌 계절과 잊혀진 계절

by hangulove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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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복수 표준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세요?

한때 자장면만 표준어였던 시절이 있었어요. 짜장면은 틀린 말이었죠.

한국어 순화를 위해서 강한 단어 ''가 아닌 ''를 쓰자고 해서 '자장면'만 표준어로 삼자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전 국민이 '짜장면'이라고 하지 '자장면'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2011831'짜장면'도 표준어라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정말 마침내 '짜장면'이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죠.

 

애초에 표준어라는 것을 정한 이유는 널리 쓰이는 말을 표준어로 삼아서 국민이 사용하기 편하게 하자는 것이 그 취지였습니다. 만약 다른 말도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면 그것도 표준어로 정해서 국민의 언어생활을 방해하지 않고 풍부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쪽으로 당연하게 바뀌었고요. 그래서 복수의 단어를 표준어로 규정하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정보화 시대에서는 바뀌는 언어와 새로 생기는 말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도 없을 정도, 조바심이 날 정도로 말은 휙휙 바뀌고 있잖아요. 그런 이유로 진보적이고 과격한 학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표준어를 폐기하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그러나! 아직 표준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며, 종이 사전을 찾아서 옳은 말을 배우고, 맞춤법을 익혔던 우리 세대에게 표준어는 있어 줘야 하는 삶의 기준점 같은 것 아닌가요?

자기가 사용하는 말이 틀렸는지 맞는지 찾아보고 생각해 보고, 고치고 그런 언어습관을 가지고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멋대로 말하세요. 떠오르는 대로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일대 혼란이 올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직 표준어가 존재하며 어문 규범에 따라 미세한 부분까지 맞춤법으로 정해놓은 현재, 우리는 어떤 말이 옳은지 그른지 구별해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한글 사랑이 있을 이유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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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돌아가서 말인데요, 잊힌 계절과 잊혀진 계절은 어느 쪽이 맞을까요?

당연히 '잊힌'입니다라고 대답하기가 곤란한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맞춤법 기능이 있는 한글에 잊힌과 잊혀진을 쓰면 잊혀진은 자동 수정이 돼버립니다.

틀렸다고 입력이 되어 있는 단어니까요.

 

그러나 일부 학자들에게는 다른 견해가 있습니다.

'잊혀지다'피동사'잊히다'피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어지다가 결합한 말입니다.

이것은 이중 피동이니까 잘못된 것이라는 거죠.

잊히다 + ~어지다에서 ~ 어지다는 피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고,

그러니까 ~어지다가 바른 표현이라고 보는 학자들의 견해도 있습니다.

이런 견해를 가진 학자들은 잊혀지다가 올바른 표현이라는 것이죠.

 

학자들이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전이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잊혀진 계절'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말입니다.

[잊혀진 계절]이라는 공전의 대 히트를 기록한 가요를 아실 겁니다. 이 노래 제목을 [잊힌 계절]이라고 쓰는 분이 계실까요?

이처럼 전 국민이 다 '잊혀진 계절'이라고 쓸 때 관용적으로 인정하자는 의견이 강해서 '잊혀진 계절'은 그냥 '잊혀진 계절'이라고 해도 맞는다고 하게 된 것입니다.

 

'잊힌 계절/ 잊혀진 계절' 중 맞는 단어는 문법적으로는 '잊힌 계절'이 맞으나, 관용적으로 전 국민이 '잊혀진 계절'이라고 쓰기 때문에 '잊혀진 계절'도 맞다가 정답입니다.

 

이 포스팅을 쓰려고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표준어로 인정받는 단어가 대거 추가되는 중이더군요. 한글 사랑에서도 몇 번 더 복수 표준어를 조사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티스토리 한글사랑은 인스타 한글사랑 계정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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