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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순우리말 '결결이' 무슨 뜻일까요?

by hangulove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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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리 말을 가지고 왔습니다.

결결이, 참 예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 같습니다.

 

결결이는 부사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그때마다,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이라는 의미를 뜻합니다.

 

예문을 들어볼까요?

 

*그 어른을 보는 결결이 아버님 생각이 난다.

출처: 표준 국어 대사전

 

이 한 문장의 느낌은 어떠신가요?

결결이라는 단어 하나를 사용함으로 아버지를 생각하는 자식의 애틋한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섬세한 글로 바뀌었습니다.

*저것은 곧 아래 단 웅숭깊은 지하로부터 결결이 층을 이룬 채운(彩雲: 상서로운 구름)인가, 휘황하게 타오르는 불꽃 무리 소용돌이 한바탕 윤무인가.

출처: 표준 국어 대사전, <최명희, 혼불>

 

최명희 님의 이 문장은 읽는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죠. 아름다움을 저렇게 화려하고 장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혹시 알고 계시나요? 우리말이라고 칭하는 예쁜 말들이 사실은 순우리말이 아닐 경우가 있다는 것을요.

우리말이라고 하려면 그 언어의 기원이 있고, 언어의 변천사를 밝힐 수 있어야 하는데 예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만들어서 우리말인 양 사용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언어의 기원과 그 변천을 밝힐 수 없는 단어에 대해서는 순우리말 오류 사전을 만드는 분들이 진짜와 가짜 우리말을 구분해 사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순우리말이 아니고 현재의 우리가 만들어 우리말처럼 사용하는 단어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나래

천사의 날개를 뜻하는 우리말이라고 통용되고 있지만 사실은 그저 예쁜 말이라고 합니다.

 

나르샤

날아오르다를 뜻하는 우리말로 알려져 있지만, 이 단어는 순우리말이 아닙니다.

언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는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린비

아내가 남편을 부를 때 쓰는 순우리말로 잘못 알려진 말.

그린비는 순우리말(고유어)이 아닙니다. 국어학자인 외솔 최현배가 작곡가 길옥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사용한 '그리운 선비'를 줄인 새말(신조어)입니다. 1960년대 말에 최현배가 방송에서 패티김과 길옥윤이 서로의 호칭을 어색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린비'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할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연이 방송에서 소개된 이후 잠시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거의 사라진 말입니다.

 

긴가민가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알쏭달쏭하다고 할 때 사용하는 이 말도 순우리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원을 살펴보면 '긴가민가''기연가미연가'의 축약형으로 한자어 '기연(其然)''미연(未然)'에 의문형 어미 '-ㄴ가'가 결합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말이 아니라 한자어라고 할 수 있겠죠.

 

창피

'체면이 깎이는 일이나 아니꼬운 일을 당함'의 순우리말로 잘못 알려진 말이지만 순우리말이 아닙니다. '창피(猖披)'는 한자어입니다.

출처 양해원(2022). 허허실실 순우리말. 조선일보

 

오밀조밀

솜씨나 재간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한 모양 또는 마음 씀씀이가 매우 꼼꼼하고 자상한 모양의 순우리말로 잘못 알려진 말입니다. 하지만 '오밀조밀(奧密稠密)'은 우리말이 아닌 한자어입니다.

 

아라

'바다'의 순우리말로 잘못 알려진 말입니다. 바다의 순우리말은 바다입니다.

이 말은 아마도 한강이나 압록강의 옛 이름으로 알려진 '아리수'에서 온 말로 보이지만 그 뚜렷한 유래는 알 수 없습니다. '아리수''아리'와 알천(閼川)'''()'을 뜻하는 말입니다.

'바다''바닿'(월인석보)'밯'(용비어찬가)을 거쳐 변화된 말입니다.

출처 서정범(2003). 국어어원사전. 보고사

 

새론

'늘 새로운 사람'의 순우리말로 잘못 알려진 말.

새론은 예부터 써온 순우리말(고유어)이 아닙니다. 이 말은 순우리말 사전, 옛말 사전, 토박이말 사전 등에 올라와 있지 않은 말로서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이 많이 사용되고 통용된다면 이 또한 순우리말로 그 어원이 지금부터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말은 생겨나고 변하며 사라지는 것입니다.

어느 것하나 배척하지 말고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 우리말을 지키고 유지하고 새롭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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