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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사단 / 사달이 나다, 어느 쪽이 맞을까요?

by hangulove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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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이 나다'와 '사달이 나다' 중 맞는 단어는 '사달이 나다'입니다.

 

사달'사고나 탈이 나다'로 우리 고유어입니다. 한자어로 사달은 길이 '사방으로 통하다(四達)'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단事端'사건의 단서나 일의 실마리'라는 의미가 있고, 사단법인 할 때 사단社團,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네 가지 마음이라는 뜻의 사단四端, 군대 편성 단위인 사단師團, 개인의 판단이라는 뜻의 사단私斷이 있습니다. 사단은 한자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만을 올려놓겠습니다.

사달과 사단은 이렇게 의미가 다름에도 사단과 사달을 잘못 쓰는 일이 많습니다. 두 개의 단어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일까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가 한두 개가 아닌데, 유독, 사달과 사단을 잘못 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결국 예문을 많이 읽고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사달과 사단의 차이를 익혀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아래 제시하는 문장 안에 사달과 사단 어느 쪽이 맞는단어일지 맞혀보세요. 정답은 뜬금없이 올리는 조선 중기 성리학자 기대승의 소개글 아래에 올려두도록 하겠습니다.

 

(문제)

 

① 이 복잡한 사단 / 사달이 벌어진 것은 그 사람 때문이야.

② 방역 수칙을 잘 지켰더라면 이런 사달 / 사단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거야.

③ 불안불안했는데 결국 이 사단 / 사달이 나고 말았어.

④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이 사단 / 사달이 되어 이 지역 환경이 파괴되고 말았어요.

⑤ 맹자가 말하는 사단 / 사달은 인()에서 우러나오는 측은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수오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사양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시비지심을 이른다.

⑥ 애초 이 사업의 사단 / 사달은 그분으로부터 비롯되었어요.

⑦ 한 달 전부터 잔고장이 계속되더니 이런 사단 / 사달이 나고 말았네요.

⑧ 그런 사단 / 사달이 났는데 회사가 문을 닫아야지 별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⑨ 그것이 사단 / 사달이 되어 사건을 해결할 수가 있었어요.

⑩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은 게 사단 / 사달이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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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고봉 기대승이라는 분을 아시나요?

고봉 기대승은 1527년 중종 22년에 태어나 1572년 선조 5년에 돌아가신 분으로 불세출의 천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동시대 철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과 율곡 이이는 알고 있어도 고봉 기대승이라는 분은 처음 들어보셨죠?

 

어찌 물속 달의 밝음과 흐림이 모두 달의 작용이며, 물과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고봉 기대승이 퇴계 이황에게 보낸 사단 7정 논변 중의 첫 문장입니다. 
고봉과 퇴계는 이후 8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퇴계는 영남에 살았고, 고봉은 전라도에 살았으니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해도 족히 한 달은 걸렸을 것입니다. 

이렇게 주고받은 서찰이 120여 통에 달합니다.
이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는 [四七理氣往復書上篇(사칠이기왕복서상편)]이라는 목판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1559년에서 1566년까지 8년 동안에 이루어진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사칠논변(四七論辨)은 우리나라 유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논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답)

 

① 이 복잡한 사달이 벌어진 것은 그 사람 때문이야.

사고나 일이 벌어졌다는 의미이니 사달로 써야합니다.

 

② 방역 수칙을 잘 지켰더라면 이런 사달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거야.

이런 문제, 이런 탈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니 사달을 써야 합니다.

 

③ 불안불안했는데 결국 이 사달이 나고 말았어.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니 사달을 써야 합니다.

 

④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이 사단이 되어 이 지역 환경이 파괴되고 말았어요.

사건의 발단(시작, 사건의 단서)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사단이라고 써야 합니다.

 

⑤ 맹자가 말하는 사단은 인()에서 우러나오는 측은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수오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사양지심, ()에서 우러나오는 시비지심을 이른다.

 

⑥ 애초 이 사업의 사단은 그분으로부터 비롯되었어요.

여기에서 사단은 시작, 발단이라는 의미가 있기에 사단으로 써야 합니다.

 

⑦ 한 달 전부터 잔고장이 계속되더니 이런 사달이 나고 말았네요.

여기에서는 탈이 났다는 뜻이니 사달이라고 씁니다.

 

⑧ 그런 사달이 났는데 회사가 문을 닫아야지 별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니 사달로 써야 합니다.

 

⑨ 그것이 사단이 되어 사건을 해결할 수가 있었어요.

여기에서는 실마리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사단을 써야 합니다.

 

⑩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먹은 게 사달이 났어.

탈이 났다는 뜻이니 사달이라고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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