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와 '에'가 너무 헷갈려요, 어떨 때 사용하나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모두 헷갈리는 문제이니까요.

문법적으로 분석해서 완벽하게 머릿속에 입력해 두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학사전을 찾아보면 관형격 조사로 사용할 때는 '의'를 쓰고 부사격 조사로 사용할 때는 '에'를 쓰라고 되어 있습니다.

 

*관형격 조사 '의'는 체언과 체언 사이에서 두 체언(명사)의 관계를 나타내기도 하고 소유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부사격 조사 '에'는 앞말을 부사어로 만들고 뒤에 오는 용언을 수식하게 합니다.

장소와 진행 방향, 원인을 나타낼 때 사용하게 됩니다.

 

가능하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의'를 사용해야 할 때

 

먼저 예문을 한 번 봐주세요.

 

*아래의 사람들은 이번 분기에 뛰어난 실적을 올린 분들입니다.

 

아래+의+사람들에서, 아래는 장소를 가리키는 아래가 아니라 뒤에 있는 사람들을 수식하는 관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사람들 사이에 들어 있는 의는 관형격 조사인데요. 관형격 조사는 명사(체언) 뒤에 붙어서, 그 명사를 관형어로 만드는 격조사입니다. 관형격 조사는 명사(체언)와 명사(체언)의 관계를 나타내는 소유격 조사입니다. 관형격 조사는 격조사이기 때문에 생략해도 무방합니다. 위의 문장에서도 아래 사람들은 이번 분기에 뛰어난 실적을 올린 분들입니다. 이렇게 ‘의’를 생략하고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듯이요.

 

② '에'를 사용해야 할 때

 

예문을 봐주세요.

 

*서촌에 가면 도자기 박물관이 있어.

 

서촌+에+가면에서 '에'는 부사격 조사로서 앞말을 부사어로 만들고 뒤에 오는 용언을 수식하게 합니다. 조금 더 간단하게는 서촌은 장소를 나타내기 때문에 '에'를 써야 합니다. '에'는 부사격 조사로 장소, 진행 방향, 시간, 원인을 나타낼 때 사용하게 됩니다.

 

옷에 먼지가 묻다. (장소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나는 아침에 운동을 한다.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바람에 꽃이 지다. (원인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나는 그의 의견에 찬성한다. (앞말이 어떤 움직임을 일으키게 하는 대상의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몸에 좋은 보약. (앞말이 목표나 목적의 대상이 되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앞말이 비교의 대상이 되는 부사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에’와 ‘의’를 구별하지 못하게 만든 것은 어느 정도는 <표준 발음법>도 책임이 있습니다. <표준 발음법>은 현실의 발음을 기준으로 했지만 그게 온전히 부합되지 않는 예도 있습니다.

 

표준 발음법에서 조사 '의'는 'ㅢ'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현실 발음에 따라서 'ㅔ'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한다고 되어 있기에 발음에서 자주 혼동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에 올려놓는 문장은 둘 다 맞습니다.

다만 그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 '의'를 쓰고 '에'를 써야 하는지 잘 익혀 두셔야 합니다.

 

*10점 만점에 10점

*10점 만점의 9점

 

10점 만점에 10점은 관용어로 사용합니다. 그 의미는 점수가 10점이라면 최고로 잘했다는, 잘했다가 생략된 문장입니다. ‘에’는 10점이라는 체언을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 잘했다라는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격 조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0점 만점의 9점의 의미는 시험 점수는 10점이 만점인데 9점을 맞았다는 뜻입니다. ‘의’는 체언과 체언 사이에서 두 체언의 관계를 나타내는 관형격 조사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일의 문제는 항상 있었다.

*이런 일에(서) 문제점은 항상 같다.

(위 문장의 설명과 같기에 생략합니다.)

 

*화원 안의 장미꽃은 향기를 품고 있다.

*화원 안에 장미꽃이 있다.

(같은 해설을 할 수 있습니다. 화원 안'의'에서 '의'는 체언인 장미꽃을 관용어로 만드는 관형격 조사입니다. 화원 안'에'에서 '에'는 화원이라는 장소를 뜻하는 부사격 조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래 예시하는 짧은 문장은 우리가 흔히 자주 잘못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에'의 경우에는 장소와 방향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로 사용되어 그다지 틀릴 일은 없지만 '의'는 자주 틀렸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엄마에 손맛/엄마의 손맛 (소유격 조사)

약간의 음식/약간에 음식 (체언+의+체언 두 체언의 관계를 나타내는 관형격 조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실의 문제/현실에 문제 (관형격 조사)

이런 것의 문제점/이런 것에 문제점 (관형격 조사)

나의 옷/나에 옷 (소유격 조사)

우리의 각오/ 우리에 각오 (관형격 조사)

​다윈의 진화론/다윈에 진화론 (관형격 조사)

승리의 길/승리에 길 (관형격 조사)

질서의 확립/ 질서에 확립 (관형격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