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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세월'과 관련된 순우리말들을 알아볼까요?

by hangulove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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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하루 종일 끄물끄물한 날씨입니다. 곧 비가 내릴 것처럼 끄물끄물하면서도 비는 내리지 않는군요. 청명한 가을 하늘이, 붉은 가을 노을이 그리운 날입니다.

 

오늘도 아주 예쁜 순우리말 몇 가지를 들고 왔습니다.

 

나달

 

나흘이나 닷새 정도를 의미하며, 세월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나달의 어원은 두 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는데요. '나흘과 닷새'로 보면 4일에서 5일을 뜻하는 말이고, '날과 달'이 더해진 것으로 본다면 '세월'을 뜻하기도 합니다. '나달'은 말하는 상황에 따라서 이 두 가지 의미 중 어느 쪽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문

 

*사무치게 그리웠던 사람이라고 해도, 나달이 흐를수록 기억 속에서 스러져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결심은 나달도 지나지 않아서 흔들리고 말았다.

*나달이면 끝날 일을 이레째 하고 있다.

 

 

낮곁

 

한낮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의 시간을 둘로 나누었을 때 그 전반(前半)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시간대로 보았을 때 정오 무렵부터 오후 세 시까지 정도를 '낮곁'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보통 '낮'이라고 부르는 시간대보다는 조금 더 긴 시간을 '낮곁'이라고 했던 것이죠.

 

 

열나절

 

반나절, 한나절, 아침나절, 점심나절이라는 단어를 보면 '나절'의 품사를 아시겠죠?

, 맞습니다. 한글사랑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던 의존명사입니다. 의존명사는 독립해서 쓸 수는 없고 반드시 다른 명사를 수식해 주게 됩니다.

나절의 의미는 일정한 한도 안에서 오랫동안, 예를 들면 하룻낮의 절반가량을 '나절'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딱 절반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나절'이나 '점심나절'처럼 대략의 기간을 어림잡아 나타내 주기도 합니다.

 

'열나절'은 열에 나절이 붙었으니 닷새이지만 딱 닷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하루 이틀, 혹은 잠깐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을 꾸물거려서 더 오래 걸렸다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예문

 

*밥 먹기가 싫은지, 동생은 열나절이나 밥을 먹고 있다.

*한 시간이면 끝날 일을 열나절이나 붙잡고 있다.

*갈 길이 먼데 겨우 몇 미터 걷고 열나절째 쉬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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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뉘

 

살아 있는 동안, 한평생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있으니 네 한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해뜰참

 

해가 돋을 무렵을 의미하는 말로 해거름과는 반대되는 말입니다.

 

*우리 회사는 해뜰참에 나가야 해. 전철로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라서.

*마침 해뜰참이 된지라 문밖 우산골각에서부터 장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로 꽤나 붐비고 있었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해거름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질 무렵.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때.

 

해거름은 '''거르다'가 결합된 말입니다.

'끼니를 거르다'는 표현은 끼니를 건너뛰었다는 의미가 있듯이, 해를 거르다는 의미에는 하는 일 없이 하루를 훌쩍 보내고 어느새 저녁 (해거름)이 되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예문

 

*해거름에 오겠다던 동생은 한밤중인 지금까지 코빼기도 안 보인다.

*이제 곧 떠나야 할 나그네만이 저무는 해거름을 아쉬워하는 건 아니다.

출처:표준국어대사전, [이문구, 장한몽]

*전 포수는 이날 새끼내의 가가호호를 돌아다니며 해거름 안으로 소작료를 바치지 않으면 소작권을 빼앗고 집에서 쫓아내고 말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출처:표준국어대사전, [문순태, 타오르는 강]

*오랜만에 만나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는 사이에 어느새 해거름이 되었다.

*낮에는 더웠는데 해거름이 되니 날씨가 쌀쌀해진다.

*해거름이 되니 고추잠자리 수십 마리가 나타나 들판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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