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10월 말은 상당히 추웠던 것 같은데 올해는 그렇지 않군요.
확실히 지구 온난화 영향을 많이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모기도 극성이고, 미국 흰불나방도 극성이고요.
아, 언제부터인가 날씨를 언급하면 이야기는 우울한 쪽으로 흘러가 버리더군요.
그냥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오늘 배울 단어는 ‘웬만하다’입니다.
‘웬’은 한글사랑에서 한 번 다룬 단어이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많은 분이 자주 틀리는 단어이기도 하고, 여러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오늘 다시 짧게 다뤄보겠습니다.
처음 다루었던 ‘웬열’에서는 ‘왠’열인가 ‘웬’열인가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의미상 ‘왜 (까닭)’을 나타낼 때는 ‘왠지’라고 쓰고, 그렇지 않을 때는 ‘웬지’를 써주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웬
웬 (어찌된, 어떤) * 떠드는 것이 웬 놈이야?
웬걸 (어찌된 것을 감탄사) * 웬걸,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웬셈 (어찌된 셈) *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나는 웬셈인지 정말 모르겠다.
웬일 (어찌된 일) * 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네가?
여기에서의 ‘웬’은 전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또는 ‘의외의 일’이라는 의미를 갖는 말로 기원적으로 ‘우연한’과 관련한 말들입니다.
출처 :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웬만하다’
‘웬만하다’는 ‘우연만하다’가 줄어든 말입니다. 이 말은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정도, 거의 기대했던 것에 가깝거나 약간 넘은 정도라는 의미를 지닌 말입니다. ‘웬만치, 웬만큼’도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니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고려대한국어대사전
* 웬만해서는 이런 일에 당황하지도 않아.
* 웬만해서는 그들을 막을 수 없어.
* 웬만해서는 노화를 막을 수 없지.
* 웬만해서는 굿즈 사고 싶지 않았단 말야.
위의 문장에서 ‘웬’은 ‘왜’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전부 ‘웬’이라고 써주어야 합니다. ‘ 왠만해서 ’ 라고 쓰면 틀려요!
또 가끔 ‘웬간해서’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요, 이것은 전부 비표준어입니다.
오늘도 많은 예문을 읽어보시겠습니다.
* 그 정도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 아닌가요?
* 웬만하면 젊은 사람이 참아요. 어르신한테 그렇게 대들면 안 되는 거잖아요.
* 웬만하면 내가 이런 부탁을 했겠어요?
* 웬만하거든 늙은 것이니 장쇠 아비를 놓아주게나.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박종화, 임진왜란>
* 원준이는 평소 성실하고 성적도 웬만한 학생이에요.
* 동네에서는 웬만해서 범돌네와 품 일을 하지 않으려 했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한수산, 유민>
* 웬만한 값을 받을 수 있다면 집을 팔아서 융자를 갚는 것이 나아요.
* 남편은 아내가 아무리 캐물어도 웬만해서는 바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 그는 내성적인 사람이라서 웬만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아는 체를 하지 않더라고요.
* 몇 달 전만 해도 컴맹이었지만, 이제는 컴퓨터로 웬만한 문서 작성은 할 수 있게 되었어요.
* 그 친구는 영어 실력이 웬만하니까 외국인과 간단한 의사소통은 별문제가 없어요.
* 웬만하면 문제 일으키지 말고 그냥 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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