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가 자주 혼동하는 단어를 가지고 왔습니다.
'녹록지 않다'와 '녹록치 않다' 이것도 우리가 자주 틀리는 단어 중의 하나입니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답은 녹록지 않다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우리는 '녹록지 않다'라는 단어를 혼동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고 학교는 더 많이 다녔고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서 지금은 혼동하는 단어들이 하나둘도 아니고 수십 개로 늘어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시험 봐서 점수 매길 것도 아니고 틀리게 발음했다고 야단치는 사람도 없고, 편하게 발음 좀 하고 살자는데, 조금쯤 틀려봤자 다 알아듣는데, 이런 생각이 지금의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시 복습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다시 머릿속에 새겨서 우리말을 틀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녹록하다의 사전적인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녹록하다 碌碌하다/錄錄하다
1.(형용사) 평범하고 보잘것없다.
2.(형용사) 만만하고 상대하기 쉽다.
이렇게 의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녹록하다+않다가 녹록지 않다가 되는 이유는 한글맞춤법 40항에 따른 것입니다.
'하'가 줄어드는 기준은 ‘하’ 앞에 오는 받침의 소리에 따릅니다. '하' 앞의 받침의 소리가 [ㄱ, ㄷ, ㅂ,ㅅ]이면 ‘하’가 통째로 줄고 그 외의 경우에는 'ㅎ'이 남습니다. 따라서 '녹록하다'와 같이 앞의 말이 안울림소리인 'ㄱ'으로 끝났기 때문에 '하'가 아주 줄어들어 '녹록하지→녹록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글맞춤법 제39 항에 따르면, 어미 '~지' 뒤에 ‘않’과 어울려 '~잖'이 될 때는 '녹록지 않다'이며 이것을 '녹록잖다'로 줄여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본다면, '마땅하다'에 '않다'가 붙을 때는 어떻게 될까요?
마땅+하다에서 앞의 단어 끝음절의 받침은 'ㅇ'입니다. [ㄱ.ㄷ,ㅂ,ㅅ]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마땅하다+않다가 붙으면 '마땅치 않다'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굳이 앞의 단어 끝음절 받침에 [ㄱ.ㄷ,ㅂ,ㅅ]이 올 때는 '하'가 통으로 떨어져 나가고 끝음절 받침에 [ㄴ, ㅁ, ㅇ, ㄹ]이 온다면 'ㅎ'이 남아서 ~치 않다가 된다고 외우지는 않아도 됩니다. (외우면 더 좋죠!)
몇 개의 예문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는 어떤 단어에는 '하'가 통째 떨어져 나가는지를 익히게 됩니다.
예문을 들어 문제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학습하신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맞춰보세요.
정답은 맨 아래에 올립니다.
그 문제는 생각지도 / 생각치도 않았던 복병이다.
이사 간 집에 아직 익숙치 / 익숙지 않아서요.
거침이 없는 사람이라선지 그런 행동을 *서슴지 / 서슴치 않더군요.
보기와는 달리 그렇게 갑갑지 / 갑갑치 않습니다.
이 물은 깨끗지 / 깨끗치 않아요.
김 대리는 의외로 만만지 / 만만치 않더라고요.
김 씨는 녹록지 / 녹록치 않아요.
아무리 해도 익숙지 / 익숙치 않아요.
이런 일은 탐탁지 / 탐탁치 않군요.
이번 달은 넉넉치 / 넉넉지 않아서 살 수가 없어요.
<정답입니다>
그 문제는 생각지도 않았던 복병이다. [ㄱ.ㄷ,ㅂ,ㅅ]
이사 간 집에 아직 익숙지 않아서요. [ㄱ.ㄷ,ㅂ,ㅅ]
거침이 없는 사람이라선지 그런 행동을 *서슴지 않더군요.
보기와는 달리 그렇게 갑갑지 않습니다. [ㄱ.ㄷ,ㅂ,ㅅ]
이 물은 깨끗지 않아요. [ㄱ.ㄷ,ㅂ,ㅅ]
김 대리는 의외로 만만치 않더라고요. [ㄴ, ㅁ, ㅇ, ㄹ]
김 씨는 녹록지 않아요. [ㄱ.ㄷ,ㅂ,ㅅ]
이런 일은 탐탁지 않군요. [ㄱ.ㄷ,ㅂ,ㅅ]
이번 달은 넉넉지 않아서 살 수가 없어요. [ㄱ.ㄷ,ㅂ,ㅅ]
*여기에서 서슴다는 음절의 끝 받침이 'ㅁ'임에도 서슴지가 맞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서슴하다가 아니라 서슴다가 동사의 기본형이기 때문입니다.
서슴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며 머뭇거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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