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은 복습입니다.
언어는 습관이라서 한 번 틀린 단어는 계속해서 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한 번 몸에 밴 습관, 버릇은 쉽게 바뀌지를 않습니다.
마이 페이 레이디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드리 헵번과 렉스 해리스가 나오는 고전영화인데요.
언어학자인 렉스 해리스가 런던 빈민가에서 꽃 파는 소녀이던 일라이자의 언어를 완벽하게 교정해 상류사회 여자로 만들어 냅니다.
영국 영어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에 따라 그 사람의 출신까지 알 수가 있다고 해요. 우리도 경상도와 전라도, 서울 말씨가 달라서 말로 출신지를 바로 알 수 있기는 하죠. 그래도 우리 언어는 교정이 쉽지만, 영어는 교정이 어려운가 봅니다. 교수가 일라이자를 교육하는 과정이 참으로 어려웠던 것을 보면요.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습니다. 언어는 자기표현의 수단일 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의 문화 수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독립 선열들이 목숨을 다해 언어를 지키려고 했던 이유도 언어는 우리의 문화이며 존재 가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늘 틀린 말을 사용해 버릴 때가 많지만, 존재의 집인 언어를 다듬어 쓰고 고쳐 쓰고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단어는 자주 틀리는 단어니까, 기억에 담아두었다가 틀리지 않도록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코빼기'와 '콧배기'
코빼기는 명사로 코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코빼기를 ‘콧배기’로 잘못 아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만, 옳은 단어는 코빼기입니다.
* 우리 부모님 장례식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자기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나한테 문자를 보냈어.
* 아무리 바쁘고 힘들다지만 명절에 코빼기도 안 보이는 자식을 자식이라고 할 수 있나요?
'귓불'과 '귓볼'
귓불은 귓바퀴 아래쪽에 도톰하게 붙어 있는 살부분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귓불을 ‘귓볼’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귓바퀴 아래 통통한 볼살 같다고 생각해서인 모양인데요.
귓불이 맞는 단어입니다.
* 향수를 바를 때는 귓불과 목덜미, 옷 앞섶에 뿌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 귓불이 부처님처럼 늘어져서 후덕해 보인달까요.
*여고생들은 귓불에 솜털이 보송보송해요.
귀띔 / 귀띰 / 귀뜸
귀띔은 명사로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준다는 의미입니다. 귀띔도 의외로 ‘귀띰’ 혹은 ‘귀뜸’으로 잘못 아는 분들이 있더군요.
옳은 단어는 귀띔입니다.
* 어떻게 친구인 나한테 귀띔도 안 해줄 수가 있니?
* 오늘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저한테 귀띔을 좀 해주세요.
* 낯선 사람들이 동네에 나타났다고 귀띔해 주어서 일찌감치 도망칠 수 있었지요.
며칠 / 몇일
며칠은 틀리면 안 되는 단어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는 단어일 뿐 아니라, ‘몇일’은 절대 아니라고 한글사랑에서도 여러 번 말했고, 다른 블로거들의 글에서도 수백, 수천 번은 읽으셨을 테니까요.
며칠입니다!
* 작심삼일이 며칠이나 가겠냐고. 딱 하루 간다에 천 원 걸겠다.
* 이번 일은 완성까지 며칠이나 걸리겠어요?
* 며칠 전에도 같은 꿈을 꾸었는데, 좋은 꿈은 아닌 것 같아요.
설거지 그리고 설겆이
설거지는 명사입니다. 음식을 먹고 난 뒤의 그릇을 씻어 정리하는 일을 말합니다.
또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을 설거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설거지도 의외로 ‘설겆이’라고 쓰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옳은 단어는 설거지입니다.
*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 좀 하면 어느새 오후 두 시야.
* 설거지통에 그릇들이 수북하게 산처럼 쌓여 있어요.
* 여섯 명이 먹은 그릇을 전부 설거지하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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