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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서늘맞이, 빨래말미 등 무더위와 관련된 예쁜 우리말을 알아봅시다!

by hangulove 202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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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덥습니다.

여름이니까요.

안 더우면 여름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러나,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덥기는 합니다.

기상청의 통계는 2023년까지 나와 있던데요, 작년이 평년 더위보다는 1도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2023년은 역대급 더위였다는 표현을 썼던데요, 이번 여름이 지나면 역대급 더위의 위치는 2024년에 물려주어야 할 듯합니다.

 

해마다 더위가 심해지는 것은 지구 환경이 파괴되어서이기도 하지만 태양의 흑점 현상도 거기에 한몫한다고 합니다. 태양은 11년과 60, 그리고 240년 주기로 활동한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흑점 현상이 극대화하는 240년 주기의 끝이라고 하는군요. 올해가 지나 내년 여름부터는 정상적인 여름 날씨가 되는 것일까요? 자연현상은 신비로운 것이지만 인간들은 그것마저도 분석해서 논리적인 대답을 내놓고 있으니, 내년에는 이 무더위의 실체도 정확하게 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무더위와 관련한 순우리말입니다.

 

서늘맞이

 

며칠 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서늘맞이라는 단어를 들었습니다.

귀가 확 뜨일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포스팅해야지 생각했으면서 그게 벌써 일주일 가깝게 흐르고 말았습니다.

 

여름철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귀신 나오는 드라마를 특집으로 편성하면서 납량특집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요, 여기에서 납량(納涼)들일 납, 서늘할 량()이라는 한자어로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 명사입니다. 납량특집이라는 말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서늘하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앞으로는 서늘맞이 특집이라고 써주면 어떨까요? ‘서늘맞이 특집’, 어감이 자연스러워서 독특하게 들리지도 않고 듣기에도 좋고, 흔하게 썼던 납량특집보다는 훨씬 더 강한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문

 

*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우리 선조들이 껴안고 잠들었던 죽부인은 무동력 서늘맞이 문화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서늘맞이로 대야에 발 담그고 책을 읽던 선조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출처: 우리말샘

 

* 우리 선조들은 부채를 이용해 돈이 들지 않는 서늘맞이(납량)를 즐겼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서늘맞이(납량) 특집극.

 

* 공포 소설은 삼복더위에 서늘맞이(납량) 시리즈로 제격이다.

 

* 여름을 맞이해서 극장에서는 서늘맞이물(납량물)이 앞다퉈 개봉한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 이 계곡은 여름이면 서늘맞이(납량)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요새 방영되는 서늘맞이 특집(납량 특집) 드라마는 엽기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서리가을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을 의미한다네이버 지식 사전에 나옵니다만, 아직 사전에는 서리가을이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리가을을 찾으면 서리와 가을이 따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한단어로 등재되는 것은 아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가을 서리라는 단어도 자주 보이던데요, 서리 내리는 가을은 늦은 가을이니까 서리가을이나 가을서리나 늦가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참 예쁜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늦가을을 표현할 때는 서리가을, 가을서리라고 써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문

 

* 논두렁에 세워둔 볏짚 더미에 시름처럼 내려앉은 하얀 서리를 보며 그해 서리가을의 어느 날 아침, 나는 고향 마을을 떠나왔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서리가을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 말 풀이사전, 박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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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말미

 

장마 때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

 

장마철이면 빨래를 말릴 겨를이 없습니다. 지금이야 건조기를 써서 빨래를 말리지만 세탁기도 없던 시절 장마철에는 어떻게 빨래했을까요? 빨랫감을 쌓아두었다가 잠깐 해가 나는 것을 보면 후다닥 빨래해서 볕에 말렸을 테죠. 운 좋게 잠깐의 햇빛에 빨래가 말라지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젖은 빨랫감을 실내로 옮겨놓았다가 또 해가 드는 잠깐 사이에 빨래를 내다 넣었을 테고요. 빨래 말미는 지금도 그렇지만 장마가 계속되는 여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햇빛이었을 겁니다.

 

예문

 

* 해가 보이길래 빨았는데, 그 사이 볕이 사라지고 말았어요. 빨래말미는 아주 잠깐 사이에 사라져 버리는군요.

 

* 이번 장마는 빨래말미도 없이 주야장천 비만 내립니다.

 

* 해가 잠깐 보이는가 싶더니, 빨래말미도 안 주고 사라지네요.

 

* 빨래말미를 기대하고 이불 빨래를 했는데, 햇볕이 아예 안 보여서 볕 좋은 날 다시 빨아야겠어요.

 

 

나무말미

 

장마 중에 날이 잠깐 개어서 풋나무를 말릴 만한 겨를.

 

장마 중에 잠시 드는 햇볕으로 말미암아 풋나무를 겨우 말릴 수 있을 때를 말합니다. 장마철에는 빨래를 말릴 수도 없듯이 땔감으로 쓸 나무를 말릴 수 없었겠죠. 마른 땔감이 없으면 밥을 지어 먹을 수가 없으니 나무말미는 장마가 길어지는 여름에는 소중한 햇볕이었습니다.

 

예문

 

* 나무말미보다 더 짧게 스쳐 간 그녀에게서는 꽃향기가 났다.

 

* 이번 장마철에는 나무말미도 없이 내내 비만 내렸습니다.

 

※말미

말미는 1. 일정한 직업이나 일 따위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이라는 의미와 2. 말미(末尾) 어떤 사물의 맨 끄트머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빨랫말미와 나무말미에 붙은 말미라는 단어는 1에 해당합니다.

 

예문

 

* 이번 빨래말미에 밀린 빨래를 겨우 할 수 있었어요.

 

* 장마 때문에 온 집안이 눅눅해서 빨래말미에는 창문과 방문을 모두 열어놓아야겠어요.

 

* 며칠만 말미를 주신다면 꼭 돈을 마련해 놓겠습니다.

 

* 일주일간 말미를 줄 테니까 돈을 갚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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