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수를 매기다를 점수를 메기다로 쓰는 웹툰을 읽다가 신경에 거슬려서 이번 포스팅을, 메기다 / 매기다로 정했습니다.
아마도 웹툰 작가님은 점수를 메기다로 잘못 알고 계셨던 것이겠죠. 그 뒤로도 여러 번 같은 단어를 잘못 쓰셔서 저의 무딘 신경을 조금은 긁어놓으셨습니다.
이런 실수는 아마도 발음이 같아서 생기는 것이 이유일 겁니다. 매기다와 메기다는 어떻게 발음하더라도 같은 단어로 들리니까요. 의미를 잘 모르고 글로 쓸 때는 실수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매기다와 메기다의 의미를 확인하면 다시 틀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래 두 개의 예문 중에서 어떤 단어가 맞는지 확인해 주세요.
1. 콩쿠르에서 참가자의 연주에 점수를 매기는 / 메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2. 우리의 소리는 소리메김꾼 / 소리매김꾼이 첫소절을 던지면 받음소리꾼이 소리를 받아주는,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1의 예문에서는 점수를 매기다가 맞습니다.
2의 예문에서는 소리메김꾼이 맞는 단어입니다.
‘메기다’는 평소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일을 할 때,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긴 톱을 양쪽에서 들고 톱질을 시작하면 먼저 당기는 사람이 있겠죠. 그 사람을 메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의 말뜻은 먼저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되겠죠. 그러나 활을 시위에 메겼다고 했을 때는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메기다 (동사)
1. 두 편이 노래를 주고받고 할 때 한편이 먼저 부르다.
2. 두 사람이 톱질을 할 때 먼저 당기는 것을 메기다라고 한다.
3. 화살을 시위에 물리다.
매기다 (동사)
1. 일정한 기준에 따라 사물의 값이나 등수 따위를 정하다.
2. 일정한 숫자나 표지를 적어 넣다.
예문
* 상품에 값을 매기다.
* 그는 과일에 등급을 매기는 일을 한다.
* 가격을 타사 제품과 비교해서 적절하게 매겨야 한다.
* 토지에 적정 가격을 매기다.
* 소득액을 산정하여 과세를 매기다.
* 임야의 등급을 매기다.
* 순서를 매기다.
* 순위를 매기다.
* 석차를 매기다.
* 평점을 매기다.
* 일련번호를 매기다.
* 앞소리를 메기는 사람을 소리메김꾼이라고 합니다.
* 톱을 메기다.
* 화살을 시위에 메기다.
* 모닥불을 빙글빙글 돌면서 메기고 받는 상두꾼들의 상여 소리는….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한승원, 해일>
* 진령군은 활시위에 화살을 메겨 들고 제웅 앞으로 가면서 포함을 주었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송기숙, 녹두 장군>
* 그는 화살을 시위에 메기고 표적을 바라보고 서 있다.
* 목청 좋은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고 다른 사람들은 후렴을 부르며 춤을 추었다.
한 번 더 짚자면,
점수나 순위 평점을 매길 때는 ‘매기다’를, 소리꾼이 앞소리를 메기는 것, 활시위에 활을 물리는 행위는 ‘메기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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