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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발자욱, 발자국 무엇이 맞는 말일까요?

by hangulove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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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눈을 떴더니 세상이 흰 눈으로 덮여 있었어요.

그 위로 강아지 한 마리가 뛰어간 발자국 / 발자욱이 언덕 넘어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오늘의 단어는 발자국입니다. 발자국과 발자은 둘 다 널리 쓰이고 있어서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발자은 틀린 단어, 맞는 단어는 발자국입니다. 언젠가 더 많은 사람이 발자이라고 써준다면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발자국만이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느 시나, 노랫말에 발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시적 허용, 혹은 문학적 허용이라고 표현합니다. 시적 허용은 음악에서 말하는 변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발자은 그러나 맞는 단어가 아니며, 우리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발자국이라고 써야 합니다.

 

발자국 (명사)

1.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

2.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

 

발짝이라는 단어도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입니다.

 

아기가 한 발짝 한 발짝 걸음마를 시작했다.

한 발짝 두 발짝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걸음을 세는 단위로 쓰일 때는 발짝이라는 단어도 자주 사용하는데요, 의미는 발자국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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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

 

* 벌써 축축하게 흐르는 물 때문에 땅이 미끄러워져서 여삼은 몇 발자국 가지 못하고 자빠져 버렸다.

출처: <유현종, 들불>

 

* 상혁이 문득 서너 발자국쯤 옮기다가 뒤쪽의 헌병 앞을 통과할 무렵 두 손을 잠깐 헌병에게 뻗는 듯했다.

출처: <홍성원, 육이오>

 

* 눈부시게 노란 모래 비탈에 길게 반원을 그리며 한가한 발자국을 남기며 아내는 내가 서서 기다리는 바닷가로 내려왔고.

출처: <안정효, 하얀 전쟁>

 

* 이마에 손을 대어 보니 미끄럽고 검은 것이 묻어났다. 손가락을 뿌리고 다시 발자국을 따라 몸을 움직이려고 했을 때였다.

출처: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 다시 몸을 왼편으로 꺾어 돌담을 따라 여남은 발자국 떨어진 곳까지 걸어온 지 서방은 돌담 가까이 해묵은 소나무 한 그루를 올려다본다.

출처: 우리말샘, <박경리, 토지>

 

* 발자국 소리는 멀어져 가고 그리고 사라졌다.

출처: <이병주, 행복어 사전>

 

 

 

                                   *                    *                        *

 

광복 79주년을 맞이해 절대 잊을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시인 윤동주님의 시를 가져왔습니다.

 

눈 오는 지도

 

윤동주(1917~1945)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든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꼬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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