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뭔가 좀 특별한 포스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감기로 인해 조금 늦어지고 말았군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처럼 아예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열은 없고 코가 막힌 것 이외에는 크게 아프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아프면 큰일이니까요. 그래도 일어나서 컴퓨터를 열고 글이라도 몇 자 끼적일 수 있으니, 내일이나 모레면 더 낫겠죠.
한글날을 기념하게 된 것은 1926년 11월 4일의 일로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480년을 기념하는 날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훈민정음 관련한 기사가 실렸는데 그것이 1446년 9월 말일(29일)이었기 때문에 1926년에는 양력으로 치환해 11월 4일에 열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기록에 관해 정확하게 남겨진 것은 없으나 아래와 같은 기록이 있어서 9월 말일로 정했다가 훈민정음 혜례본 원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으로 기록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는 한글날이라는 명칭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서 ‘가갸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926년에 열린 한글날 기념행사는 상당히 성대하게 열렸던 모양입니다. 고급 음식점을 빌려 수백 명이 모였다고 하니까요. 한글날이라고 이름을 바꾼 것은 1928년의 일입니다. 하지만 매년 기념일을 열 때마다 음력을 양력으로 치환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자, 그레고리력으로 치환해서 행사를 열었습니다. 1937년 중일 전쟁이 터진 이후에는 일본의 압박이 더 심해져서 한글날 행사를 아예 열지 못하다가 1945년 독립 이후부터는 10월 9일로 정해놓고 행사가 열렸습니다. 10월 9일이 국경일로 제정된 것은 1949년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처음 제정할 때부터 일입니다.
한글은 한국어와는 다릅니다.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한국어를 쓰고 읽기 쉽게 만든 문자입니다. 우리는 문자 없이 수천 년 동안 한국어로 말하고 살아왔던 것이죠. 언어는 외래어를 받아들이기도 하고, 우리말 안에서 새로운 종의 말을 만들어 내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한글이 만들어진 지 500여 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어는 뛰어난 언어라는 것을, 만약 한글이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우리조차 모르고 지나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한국어는 쉽게 배울 수 있고, 아름답고 섬세한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고, 또한 AI 시대에 걸맞는 간편성까지 지닌 언어임을 증명하도록 문자를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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